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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금이야기] 3화_모금전담팀 득일까 독일까
    └ [MAJOR GIFT CENTER] 2019. 5. 8. 14:36

     전담부서와 담당자가 따로 있다는 것    

    “하루 24시간 사업에 대해서만 고민하다보니

    어느날 사람들이 모두 돈으로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제 사업이 잘되기 시작했죠.”

    인터넷에 떠도는 '돈을 버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일에 대한 집중과 몰입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할때 종종 인용된다.

     

    전담팀과 담당자를 둔다는 것은 <그 일에만 집중할 사람이 생긴다>라는 의미일 것이다.

    집에서 홈쇼핑을 볼때도 모금에 어떻게 접목시킬수 있을지 고민하고,

    감사문자에 대해서도 어떤 내용을 어떤 타이밍에 보내면 좋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할 것이다.

    전담팀과 담당자를 따로 둔다는 것은 

    모금에 대한 집중력이 생기고 전문성과 노하우를 쌓아 간다라는 의미다.

     

     불안요소 

     하지만 전담팀과 담당자를 둔 단체들이 모두 이런 이상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공통적으로 세가지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불안요소 1, 고립

    모금은 조직 전체가 함께 하는 일이다.

     자원봉사자에게는 생전 처음보는 모금담당자가 요청하는 것보다

    그동안 관계가 잘 형성된 자원봉사 담당자가 요청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자연스럽니다.

    고액후원자에게는 단체 대표가 감사전화하는 것이 (일반적으로는) 좋아보인다.

     하지만 전담부서와 담당자를 따로 두는 순간,

    조직 내 다른 구성원들이 모금을 본인과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리곤 한다.

    “저는 사업팀이구요, 모금팀은 따로 있어요.”

     

    불안요소 2, 결과에 대한 부담감

     내가 아는 한 모금담당자는 결과가 확실하지 않은 잠재기부자 미팅에 갈때 절대 보고하지 않는다.

    미팅에 다녀오면 대표가 항상 이렇게 묻기 때문이다.

    “어떻게 됐어? 그 기업에서 후원 해준대?”얼마정도 해줄거 같아?"

    전담팀과 담당자가 생기는 순간, 

    결과에 대한 기대와 부담 역시 생긴다.

    또, 모금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지 못하고

    단순히 기부를 받았느냐 못받았느냐로 결과를 평가해버리기도 한다.

    몇달동안 여러차례 미팅도 하고 관리도 했더라도 기부를 받지 못하는 순간,

    그동안 들인 시간과 노력은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불안요소 3, 집중할 수 없는 환경

    전담팀과 담당자를 두는 것의 장점이 <모금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었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면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대부분이었다.

    <기부자개발/관리, 소식지 기획, 감사의밤 기획, 홍보물 제작 등등>

    모금과 관련된 모든 업무, 심지어 그렇지 않은 업무까지 다 떠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더 심각한 것은 담당자가 이러한 상황을 더 원한다는 것이다.

    모금과 홍보를 함께 담당하고 있는 한 실무자는 

    앞서 이야기한 결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점점 더 홍보 업무에 집중하고, 

    그 일에 대한 성과를 통해 만족을 얻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한번 써보자 

    모금전담팀이 생겼고, 나는 모금담당자가 되었다.

    다른 조직 구성원들은 모금에 대한 관심이 '1'도 없는 듯하다. 

    회의시간에 직원 모두가 함께 하는 거리캠페인을 제안했다가 분위기만 싸해졌다.

    어렵게 기업미팅을 잡아 다녀왔는데 대표님은 '얼마쯤 받을 수 있을것 같냐고 물으신다.

    이 업무를 맡은지 3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성과라 할만한 것들이 없다.

    점점 함께 맡고 있는 다른 업무들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최소한 홍보업무는 보도자료  O회 발송이라는 성과가 남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

    사업팀에 양해를 구해 거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기부요청을 해본다.

    처음보는 사람들 앞에서 요청하는 것이 부끄럽고, 앵벌이 같다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기부자보고를 위해 사업팀에 사업결과 공유를 요청했다.

    사업팀에서는 괜한 일만 만드는 귀찮은 사람 취급을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나마 그동안 주변 지인들에게 기부를 받아왔지만 이제 더이상 털(?) 인맥도 없다.

     

     대안은 없을까?  

    모금전담팀을 잘 운용하고 있는 몇가지 사례를 한번 보자.

     

    A단체는 모금팀의 성과를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평가한다.

    잠재기부자와의 미팅 횟수와 관리 과정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좀 더 긴 호흡으로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B단체는 일년 2~3회 전체 직원이 함께 하는 정례화된 모금 캠페인을 진행한다.

     

    C단체는 팀장이 아닌 사무국장이 모금 총괄 책임을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하고 부터 모금팀과 사업팀 간의 갈등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D단체는 모금팀에게 정말 모금업무만 맡기고 있다.

    재정확보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이 단체 대표는 

    모금팀이 모금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을 만들어줬을 뿐만아니라 

    모금팀에서 만든 제안서를 직접들고 여기저기 요청하고 피제안자의 피드백을 모금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모금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단체들을 방문해보면 

    이름만 <모금전담팀>, 무늬만 <모금담당자>를 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모금전담팀과 담당자를 두는 시스템의 유일한 장점은 <집중>이다.

    모금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지 못할거라면 

    차라리 전담부서를 두지않고 조직 전체차원에서

    조직원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함께 실행하는 것이 몇배는 효율적일 것이다.

     

    지금, 우리단체 모금전담팀은 정말 '전담'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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